[주부도 경력이 될 수 있다] 라는 글이 나를 이끌었다. 그때는 무엇이든지 하지 않으면 안 될 때였다.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는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아가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니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블로그를 통하여 주부 작가 모집 공고문을 보고, 이루미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다. 가끔은 우연히 시작한 일들이 특별한 선물로 가져다준다. 그동안 꾹꾹 눌러둔 일과 생각들이 글로 표현되기 시작하였고, 나를 벗어나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한 장으로 시작된 글이 책으로 나오면서 좀 더 길게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었고, 새로운 기획이 발표되면서 공저자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집안일(밥, 빨래, 설거지, 청소), 역할(나, 딸, 아내, 엄마), 성장(인성, 건강, 지성)으로 나누어 일상 에세이를 쓰게 된다. 처음 집안일로 글의 주제가 된다는 것도 신선해 보였다. 하지만 글로 쓴다는 자체는 다른 주제보다도 더 어려웠다. 집안일은 누구든지 하는 것이고,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장이 늘어갈수록 많은 의미와 추억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작가님의 의도가 바로 이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나라는 일인칭에서 누구의 딸로 시작하여 아내가 되고, 엄마로 불리면서 점점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을 부여하니 흔들리던 자아를 잡아주고 앞을 안내해 주는 길잡이가 되었다.
주부 일상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부담 없고 편안하게 다가 갈 수 있다. 바로 옆에 있는 엄마, 가족,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바로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들은 매일 반복되고 뚜렷한 성과물이 없는 일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일들이 정성과 추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달라지며, 소중한 일임을 인정하게 된다.
비로소 일상이 나를 일깨워 줌으로서 새로운 내가 태어나는 순간이다.
본문 내용은 [괜찮은 오늘, 꿈꾸는 나], 청어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의 일부분이다.
화학전공 이학박사로 학교와 연구소에서 재직을 하였다. 나를 위한 삶을 살다가 시련을 만나고 방향이 달라졌다. 평생 할 것 같던 화학자의 길이 멈추고 새로운 길을 찾게 되었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며, 여성과학자에서 심리상담가와 에세이작가로 첫발을 내딛고 일상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저서(공저)로는 [괜찮은 오늘, 꿈꾸는 나], [내 인생을 바꾼 사람들], [내 인생의 첫 기억], [가족해방일지]가 있으며, 일상의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